아래 글은 쓰다보니 주님강림님을 비판한 것처럼 되어 버렸는데 죄송합니다. 덕분에 저한테 참신한 정보를 주셔서 이 부분에 자료를 계속 모아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래 글의 기본 취지는 제가 쓴 논문에 약간 언급한 것이라서 저 자신 한테는 새로울 것은 없습니다.
이원론과 음모이론: 세상이 끝장나고 있다
어제 제 친구와 대화를 하면서 “이원론과 폭력” (dualism and violence)이라는 단어가 떠 올랐습니다. 이원론이란 말을 쓰는 맥락에 따라 다르겠지만, 세계는 선과 악의 투쟁으로 본다는 점에서는 일치할 것입니다. 빛과 어둠, 선과 악, 천국과 지옥, 아군과 적군, 이 모든 것은 이원론에 입각한 것입니다. 이렇게 선악이 분명한 입장을 가진 시각에서 선악의 문제를 다루면 분명히 선의 편이고 선의 입장을 취해야 하는데 선한 행위가 오히려 악한 결과 또는 폭력으로 나타날 수 있는것일까 하는 것이 저의 의문이었습니다. 그래도 제 친구는 이 이원론이 기독교적 전통에서 선악을 구분할 수 있는 중요한 지렛대가 아니겠느냐 입장을 취했습니다.
일리가 없는 말은 아닙니다. 어쨌든 이원론과 폭력의 문제는 여전히 우리가 숙고해야 할 과제입니다.
지난 세기말에 인기를 끌었던 아마게돈, 666, 세상의 종말, 바코드, EC (유럽공동체) 등, 이 모든 것은 이원론자들겐 우주적 전쟁 (cosmic war)의 징후로 보였습니다. 유럽공동체가 아무런 아마게돈의 징후가 보이질 않고, 2000년 세계 파국의 아마게돈 Y2K도 해프닝으로 끝나자 세대주의적 종말론자들이 한 때 쑥 들어갔다가 다시 프리메이슨 음모이론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입니다.
이들에게는 세계 평화가 자신들의 우주적 전쟁의 플롯 (plot)과 맞지 않기 때문에 다르게 해석하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바로 음모이론입니다. 그들에게 평화는 자기들이 믿는 예언이 들어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마게돈이 와야 하는데 겉으로는 세상이 멀쩡하거든요. 그러므로 이것을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나온 이 음모이론에 의해 평화의 시대는 더 불안하게 보여야 합니다. 그래야 그들의 시나리오에 맞으니까요. 세계 평하주의자들은 겉으로는 평화를 부르짖으면서도 속으로는 음흉한 계략을 만들어서 사람들을 bondage 한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달라이 라마도 들어가고, 세계 평화를 외친 교황도 들어가고, 세기의 복음 전도자 빌리 그래이엄도 그의 유연한 태도 때문에 이 음모론의 중요한 역을 맡게 됩니다. 이런 계략의 배후에는 바로 프리메이슨이 세계를 통제하기 위해 음모를 꾸민다 (secretly plot to control the world)라는 것이지요. 이런 계략에서 사탄의 괴수 Lucifer (루시퍼)가 당연히 나와야 합니다. 요즈음은 유대인과 로마 카톨릭이 결탁해서 세계를 통제한다는 음모 이론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음모론이 힘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악한 적' (evil adversary)이 필요합니다. 이 적이 구체화될 때 음모론의 시나리오도 구체화되겠지요. 일단 적이 제조되면 (manufactured), 음모론은 힘을 받아 사회적 실재 (social reality)가 됩니다. 아주 기초적인 단계이지만 이것을 사회 드라마 (social drama)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드라마라고 하는 것은 그것이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사실일 필요가 없습니다. 이 가공된 또는 가상의 이야기들이 하나의 이야기를 형성하면서 사람들에게는 참된 사실로 받아들여지게 됩니다.
예를 들면,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미국에서 ‘황색 위험’ (yellow peril)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당시 미국인들은 중국의 의화단 사건과 일본의 군사적 부상, 러일 전쟁 등에 의해 아시아에 대한 공포증이 있었는데 이 결과가 바로 1913년에 소설로 나타난 [푸 만추] (Fu Manchu) 라는 소설이었습니다. 그리고 푸 만추는 영화로도 여러 편 만들어 지면서 아시아인 혐오증에 일조를 했었지요. 이렇게 하여 푸 만추는 하나의 살아있는 생물체와 같아서 여러 변이체를 낳아서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했습니다.


여러분은 이 세상을 어떻게 보십니까? 선과 악이라는 대 파국을 예상하는 우주적 전쟁이 simmering 하고 있는 것입니까? 아니면, 한 순간이라도 쪼개어 약자의 편이 되어 주고, 이 세상에 평화와 정의를 위해서 지역사회에서 봉사하고 노력하고 계십니까?
현재 마당에서 하고 있는 토요문화 마당에 나오셔서 좋은 일을 조금이라도 더 하시면 어떨까요?